놀이

국민대학교 입체미술전공 김윤하

2024 / 레진 / 25x20x41cm, 53x35x82cm



나는 예술을 하나의 놀이로 여긴다. 어린 시절 레고 블록을 조립하며 상상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던 순간들은, 지금 내가 작품을 통해 현실에서 창조의 과정을 이루는 경험과 다르지 않다.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그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놀이가 인간의 본질적인 활동이며, 창조적 과정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그는 놀이가 인간 존재의 자유롭고 창조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중요한 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나의 예술을 놀이의 연장 선상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모두 창조의 일부이자 세상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존재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이 거대한 창조의 흐름 속에서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탐구한다. 예술철학자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는 예술이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인간 경험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의 해석학적 관점에서 예술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상호작용적 행위로 설명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개인적 경험을 엮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결국, 예술은 놀이를 통한 창조의 과정이다. 우리는 창조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고,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나의 작품은 그 흔적들을 기록한 것이며, 그 안에서 자신과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이는 개인적 성찰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상과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예술은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세상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발견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