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없는 무늬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고다혜

2024 / 판화지에 석판화, 아라벨지 / 각 20x20(cm) 가변설치



왜 생겼는지 내가 아는 멍과 왜 생겼는지 모르겠는 멍이 있다. 

전자의 경우 내가 예상한 곳에 예상한 정도의 멍이 들지만, 후자의 경우 언제부터 내 몸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는 멍을 발견하게 될 뿐이다.

 이런 멍들은 통증도 없어서 내게는 피부 위 무늬처럼 느껴진다. 

내겐 피부 위 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무늬이지만, 옷 밖으로 보여질 때면 통증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이렇게 감각과 지각의 괴리되는 때에, 내 몸이 나의 몸이 아닌 것처럼 느낀다. 

그렇다면 멍을 더 꾹꾹 눌러보는 선택을 한다. 덮어놓지 않고 하나하나 손을 대고, 집요하게 바라본다. 

그럴수록 내게 멍은 점점 더 납작한 무늬이자 모양이자 색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