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2024 / Gesso on canvas / 193.9x130.3cm



기억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부드럽고 희미한 흔적. 

얇고 투명한 막을 통해 서서히 스며들던, 한참을 응시할 수밖에 없던 붉은 빛과 더 붉어지기를 남몰래 재촉하던 손끝의 감각. 

이제는 흉터조차 사라진 매끈한 표면을 허전한 듯 매만진다. 

나는 여전히 붉어진 막을 응시하던 그 자리에, 드러나면서도 감춰지는 미묘한 경계의 잔상에 머무른다. 

그 순간을 복원할 충동에 휩싸일때마다 벗겨짐과 덮임이 교차하는 지점을 예리하게 베어낸다. 

미세하게 발열하는 표면을 갈라내고 봉합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유려한 해부의 현장이다.